[TV] 만달로리안 — ‘아기’의 장래는 중요하다

Grogu 'The Child' : 디즈니 플러스 스타워즈 드라마 <만달로리안>

 

<만달로리안> 소문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과연 뜬소문이 아니었다.

<스타워즈>에 대한 나의 소소한 애정에 찬물을 끼얹어 준 시퀄. 그렇게 <스타워즈>는 세월의 먼지 속으로 사라지나 싶었는데..... <만달로리안>을 본 김에 <스타워즈> 오리지널, 프리퀄까지 다시 보며 오랜만에 세계관에 빠졌더랬다. 급기야 <클론 전쟁>까지 봤다. 전편을 다 본 건 아니지만, 다른 파생 시리즈에는 일절 관심 없던 나에겐(레고 시리즈는 예외로 하고)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여기에 한몫한 게 '50살' 아기 ‘그로구’다. 첫 등장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챕터 2에서 낑낑대며 딘 자린의 상처를 치료해 주려고 할 때부터 — 너무 귀여워서 거지 같은 포스 힐링도 잊어버리고 — 확 빠져들었다. <스타워즈>를 관통하는 주제를 변주한 쿠일과 IG-11의 서사엔 눈물이 날 정도였고 보바 펫이 등장할 땐 전율마저 일었다.

Season 1 Recap

Season 2 Recap Sizzle

 

이렇게 추억 소환 및 식어버린 애정에 불씨를 지핀 <만달로리안>이지만 시즌 2 피날레를 보고 나니 은근히 화가 치민다. 저런 루크 스카이워커가 고작 25년 뒤엔 섬의 자연인으로 세상을 등지고 산다고? 이게 무슨..........

신 제다이 기사단을 꾸리며 수년간 갖은 맘고생을 했다고 해도 사람이 그렇게 180도 변할 수가 있나? 뭐, 사람이 변할 수는 있지. 근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다크사이드에서 20년을 구른 베이더를 돌아오게 한 루크인데? 베이더 본인은 이미 늦었다고 했지만 '우리 아버지는 제다이 기사'라고 끝까지 믿어준 루크 때문에 베이더는 진정한 생의 목적과 죽음을 받아들이고 '귀환'할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이런 인물이 조카에 대한 찰나의 의심으로 세상을 등진다는 게 개연성도 없고 전작들을 답습 — 그마저도 엉망진창으로 —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 의심은 할 수 있다. 근데 우리가 아는 루크 스카이워커라면 잠적해 버리는 게 아니라 사태 수습에 나서지 않았겠는가? 오비완도 타투인에서 하릴없이 지낸 게 아니었다고.

깡촌 청년 농부가 그랜드 마스터에게 훈련을 받아서가 아니라 루크이기 때문에 그 잠깐의 훈련으로도 어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던 거다. 이런 설정이 금수저네 귀족주의네 하며 비판을 사기도 했는데 시퀄에서 레이의 캐릭터 설정과 비교하면 루크의 행보는 디즈니의 자가당착이란 결론밖에 안 된다.

해서 그로구라는 캐릭터가 이런 모순을 상쇄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시퀄 서사에 당위성을 주려는 수작은 아닌지 찜찜하기만 하다. 시즌 2 마지막 루크의 대사가 자꾸 맘에 걸리기 때문이다.

 

I will give my life to protect the child but he will not be safe until he masters his abilities.

가장 감동적인 순간에 스카이워커 사가의 암울한 미래를 상기하게 되는 <만달로리안>. 그로구가 제다이가 될지, 만달로리안이 될지,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진 알 순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보면서 나도 모르게 화도 나고 기대도 되는 걸 보면 확실히 잘 만든 작품은 맞는가 보다. 시즌 3을 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넋두리에 가까운 글도 쓰고.


그로구의 장래에 관한 별별 생각

1. 요다-루크 관계성 반복

난리 통 속을 탈출하여 또다시 몸을 숨긴 그로구. 어찌어찌해서 레이 스카이워커를 만나고 레이가 최후의 제다이 수련을 마칠 수 있게 해 준다. 그로구는 무려 코러산트에서 영링부터 정식 수련을 했고 루크에게도 사사했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아니, 이미 이상한 걸 너무 많이 봤어. 그렇게 그로구는 요다처럼 현명한 제다이 그랜드 마스터가 된다. "Talent without training is nothing.”

2. 아소카&보바 펫 행적 답습

난리 통 속을 탈출하여 또다시 떠돌게 되는 그로구. 제다이 오더에 환멸을 느끼고 아빠의 뒤를 이어 현상금 사냥꾼이 된다. 그로구는 포스와 라이트세이버를 쓰는 만달로리안이 되고 그렇게 딘 자린의 행적(+동글이)을 찾아 우주를 헤매는데.... 이 시점에서 딘 자린이 살아있을지 의문이지만 딘과 재회하거나 아니라면 어찌어찌해서 딘의 베스카 갑옷과 동글이를 되찾는 것으로 마무리. "I want MY armor."

 

3. 시즌2 피날레의 변주(아나킨 희망편)

딘과 마지못해 헤어지고 제다이 수련에 매진하는 그로구. 깊은 명상에 들어간 어느 날 딘을 둘러싼 위험을 감지하고 사원을 이탈하여 어찌저찌 딘을 구한다. 루크는 그로구가 딘과 떨어져 제다이가 되기보다 머드혼 클랜으로 함께 하길 원하는 것을 알고 그로구를 보내준다. 포스 영재인 그로구는 루크 밑에서 속성으로 능력을 마스터했고 난리 통이 일어나기 전에 머드혼 클랜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루크는 본인 말을 지킨 것이 된다. "I have spoken."

영화 위주로 밖에 알지 못해서 말 그대로 내 머릿속 상상일 뿐이지만 어떻게 되든 디즈니, 그로구는 건드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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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ndalorian (TV Series, 2019~)

Created by Jon Favreau
Based on <Star Wars> by George Lucas

Series Cast
Pedro Pascal - The Mandalorian
Carl Weathers - Greef Karga
Gina Carano - Cara Dune
Giancarlo Esposito - Moff Gideon
Temuera Morrison - Boba Fett
Ming-Na Wen - Fennec Shand
Katee Sackhoff - Bo-Katan Kryze
Rosario Dawson - Ahsoka T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