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타이밍

노마 진 베이커라니. 

르네 플레밍이랑 공연한다니. 

왜! 내가 뜨고 나니까 재밌는 거 하러 오는데. 

앤 카슨 <바카이>는 어쩔 수 없이 넘어가고

반 호브 감독 <크루서블>도 그런대로 넘어갔는데, 

이번 작품은 뭐냐고. 

<트로이의 노마 진 베이커 Norma Jeane Baker of Troy>는 앤 카슨 작으로 제목부터가 에우리피데스를 깔고 간다. 이 작품은 '더 쉐드(The Shed)'의 개관 기념작인데 쉐드는 올 봄 완공되는 뉴욕 아트 콤플렉스로 파리 르 몽드 본사 신축 빌딩과 함께 세계 건축계에서 주목하는 건물 중 하나. 

 

쉐드는 아트 허브로 부상하고자 야심 차게 개관 기념작을 준비하는데, 최고 경영자이자 예술감독인 알렉스 푸츠와 앤 카슨은 그리스 신화의 헬레네를 모티브로 하여 말과 노래로 된 모놀로그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푸츠는 카슨에게 특정 배우를 대상으로 모놀로그를 쓰면 좋겠다고 했고 카슨은 벤 위쇼를 염두에 두고 초고를 완성하는 데 9개월이 걸렸다고. 헐. 그리하여 위쇼가 마릴린 먼로 역을 맡아 모놀로그를, 르네 플레밍이 노래를 한다는 것이다. 연출은 케이티 미첼. 헐헐.

이 외에도 실험적인 작품들이 7월까지 줄줄이 올라온다. 첸시젱이 연출하는 퓨처리스틱 쿵푸 뮤지컬 <드래곤 스프링 피닉스 라이즈 Dragon Spring Phoenix Rise>도 흥미로워 보이는구만. 

고담시에 한번은 가긴 해야 하는데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상전벽해도 되었으니 그래, 가야지 암, 가야 하고말고.

건물이 움직인다는 쉐드 구경도 하고 

새로 연장된 지하철도 타보고 거리도 쏘다니고 

신나게 관광객 놀이할 테다(라고 외쳐보지만...)

자고로 모든 것은 타이밍이라더라.